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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노력하고 있는 것 중에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독서다.

지난해부터 노력만 하고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많이 읽었다.

전에는 읽는거 조차 시도지도 않았으니까.

난 아직 오디오북을 들어보지 못했다.

선입견 같은게 있었는지 '그게 내 것이 되겠는가?'라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시도해 보았다. 책을 들으려고 고르다가 영화가 있었다.

너무 신기해 영화를 바로 골랐다. 목적을 잃었지만 다음엔 책을 들으면 될 일 아닌가?

내가 고른 영화는 

전도연, 한석규 주연의 영화

'접속'

영화 '접속'  하면

'sarah vaughan - a lover's concerto'

이 노래가 먼저 생각 날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듣고 나니

'velvet underground - pale blue eyes'가

더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영화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접속'은 당시 디지털 시대로 진입하는 과정에 나온 영화이다.

오죽하면 '접속' 이겠는가?

물론 다른의미가 더 크지만 중의적 표현임을 알고 보는 건 잊지 마시길

이 영화는 줄거리를 설명하는 것보다 다른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이 디지털시대 진입 시기가 마음에 든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던 시기

감성의 영역이 추억이 아닌 현실이었던 시기

편리하지만 불편한 느낌이 있던 시기

그리고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가지던 시기

아마 AI툴이 하루 지나면 만들어지는 지금 시기가 이 시기와 비슷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이 지금이다.

단지 디지털시대 진입 시기에 느꼈던 체감과는 많이 다르다.

디지털에서 그것이 변형된 형태라 그럴지도 모른다.

이야기가 잠시 빠졌지만 다시 돌아와서,

영화를 보다 보면 연출이 아주 디테일하다.

연출팀이 준비를 매우 잘한 거 같다.

일반적 접속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채팅으로 만나는 장면

전도연의 채팅 아이디

한석규의 채팅 아이디

전도연의 직업

한석규와 전도연이 스치는 장면

전도연이 영화 티켓을 출력하는 장면

피카디리극장 앞 풍경

극장의 영화간판

자동응답기전화

공중전화

한석규와 전도연의 주변인들의 관계를 정리하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 장면

그 외 영화를 보면 알게 모르게 나오는 그 시대의 디테일들

알고 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시 보니까 많이 보였고, 그 디테일들에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왜 '접속'인지를

왜 포스터를 그렇게 표현한 이유를

왜 자꾸 스치는지를

그 시절의 추억을 다시 느끼고 싶다면

그 시절의 감성을 다시 느끼고 싶다면

그 시절이 궁금하다면

꼭 한번 보라고 추천한다.

 

사족

언젠가 중요한 사람과 사랑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왜 지금 보다 예전 사랑이 더 애틋하다 생각할까요? 지난 사랑이라?'

그것도 맞을 수 있다. 내가 기억하는 건 그때의 추억이지 그 사람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하지만 우리는 다른 부분에 포인트를 맞추게 되었다.

'지금은 무언가를 얻고 싶으면 0.1초에 얻을 수 있지 않니? 질문도 답장도'

그 말에 나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동의했다.

그렇다 영화 '접속'이 개봉된 시절만 해도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연락을 바로 받을 수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연락을 보낸다고 바로 받는 것도 아니었다.

더 과거에는 더 오래 걸렸다 보내는 것도 받는 것도

연락이란 말도 이 글을 쓰는 중에는 감성적이고 추억이 있는 단어 같은 느낌인데

포인트는 '기다림'이다.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우리는 '기다림'이라는 과정을 거쳐 얻었다

그리고 '기다림' 끝에 그것이 내게 왔을 때 우리는 엄청 기뻐했고 머릿속에 남아 있다.

어쩌면 사랑하기가 어려워진 것은 

'기다림'이라는 과정이 생략된 사회에 살고 있어서

그 과정에서 오는 소중함의 무게가 줄어들어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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